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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베크에 의한 현대소비문화의 특징 본문
홀베크(Holbaek)는 현대 소비문화의 특점을 아래와 같은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욕망의 형성은 이미 ‘필수’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둘째, 욕망은 무제한이다. 셋째, 사람들이 늘 새로운 자극에 목말라 있다. 따라서 소비문화는 현대 소비 욕망의 표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욕망은 그 형태가 비교적인 안정적이었다. 수입에 맞게 지출하고, 사치를 멀리한다. 그러나 현대의 욕망은 유동적, 동태적이며 지속적으로 커진다. 가령 오늘날의 신용 소비를 예로 들 수 있다. 신용 소비시대의 우리는 본인의 수입보다 더한 지출에도 망설임이 없다. 전통적으로는 뚜렷했던 한계선이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된 셈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비문화를 정의할 때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이 함께 해왔다. 더 나아가 '비판적인 시선'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소비의 결과를 부정적인 방향과 연합해오곤 했다. 이러한 정의 안에서 소비문화는 늘 ‘병태(病态)’와 ‘상궤(常軌)를 벗어난 현상’으로 존재했다.
이런 맥락에서 소비문화에 관한 연구는 언제나 비판점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은 병리적 소비행태를 거부하고, 자신의 소비방식은 늘 건강하고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은 비판 대상 및 작용점을 자연스레 잃어버리게 된다. 이처럼 소비문화는 일상성과 대중성 안에 녹아들어 은밀하게 작용한다. 다시 말하자면 소비문화는 일탈과 정상을 바탕으로 조성된다.
물론 소비문화는 생태환경 및 자원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영향들은 일상 속에서 사라진다. 우리의 일상 속 소비란 정상적이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병태(病态)’와 ‘상궤(常軌)’의 차원에서 소비문화를 정의하면 오히려 소비주의의 어두운 면이 효과적으로 폭로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은밀한 방법으로 소비주의는 어느새 폭넓은 대중적 지지 기반과 문화 합법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소비문화란 결코 얕잡아 보면 안 되는 강력한 사회적 요인이다.
학자들이 단순히 비판적인 입장에서 소비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를 대변하듯 막스 베버(Max Weber)의 가치 자유(value-freedom)적 관점과 소비주의의 공정한 평가는 많은 현대 학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스턴스(Stearns)도 소비주의는 중성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고대사회에도 고유의 소비문화는 존재했으며, 오늘날의 소비문화와의 차이점은 단지 대중성에서 나올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비는 오늘날 대중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그는 소비문화는 체계적인 유행이자 사회를 조성하는 요인이라고 정의 내렸다.
신(新) 소비에 관해 얘기한다면 소위 신소비란 사실 극히 상대적인 개념인데, 뭐든 보다 현대적인 소비 형태는 신소비라 부를 수 있다. 가령, 친환경 소비나 공유소비 등이 그렇다. 다만 이렇게 새로운 형태의 소비가 나타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면 해당 변화는 소비시장, 소비재, 그리고 소비자의 변화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중국 국내에서는 이런 신소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루자오양(魯釗陽)에 따르면 중국의 신소비는 주로 소비구조의 질적 고도화를 통해 등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구조의 질적 고도화란 간단히 말해 소비모델의 향상과 소비대상의 고급화, 추상화를 의미한다. 그는 이런 변화를 비롯한 신소비의 독립변인 중 하나로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 확대와 이로 인한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얘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쇼화(依紹華)는 신소비의 등장을 변화하고 발전하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 외에도 랴오홍웨이(廖紅偉)는 신소비를 국가 정책의 주도 아래에서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