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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신앙과 사주명리의 융합 본문
토속신앙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민족종교였다. 옛날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세상에는 토신, 수신, 목신을 비롯 미륵신, 장승신 등 수많은 신들이 있어 이들 신은 사람들의 복을 들이기도 하고 또한 화를 쫓을 수 있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믿어왔다. 그래서 정초에는 안택을, 2월에는 영등 할미를 모시는 '할만네'를, 6월에는 용신제를, 7월에는 백중행사, 9월 9일 선조들의 제사, 동짓날 잡귀 쫓는 행사 등 절기마다 신을 모시는 행사를 가졌다. 특히 정월초에는 대부분의 가정마다 인근의 판수(점을 치는 장님)나 무당을 불러 안택을 하며 재앙으로부터 이 집안을 보호해 줄 것을 빌었고 대부분의 어촌에서는 마을 공동으로 수신제를 지내는 등 한해의 풍어를 기원했다. 또 개인의 소원이나 자식들의 출세 등 가정의 소원을 기원할 때는 고목 앞에 촛불을 밝히고 정화수를 올리기도 했고 식구들의 몸이 불편하거나 하루의 꿈자리가 사나워도 우리의 선조들은 이들 토속신앙에 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 또 장승을 세우거나 탑을 쌓으면 이곳에는 초자연적인 신령이 강림, 이 신령은 아들을 점지해 주는 등 인간의 소원성취는 물론 재앙이나 악귀로부터 병액을 몰고 오는 악귀로부터의 수호 등 세상의 길흉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마을의 인근에는 수호신으로 장승을 세우거나 탑을 쌓기도 했다. 특히 사람들은 장승을 해치거나 탑을 허물면 동티가 나서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된다고 믿고 고이 모셔왔으며 그 앞을 지날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악의로 장승을 해치지 않을 때는 신효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도 했다. 때문에 아들 낳기를 소원하는 여인이 장승의 코를 베어 달여 먹으면 효험이 있다고 믿기도 했고 젖이 나지 않는 여인은 여장군장승에 자신의 젖가슴을 접촉시키면 효험을 얻을 수 있다고도 믿었다.
토속신앙은 우리 선조들의 절대적 믿음이었으며 또한 정신적 지주였다. 때문에 신령의 효험보다는 절대적 믿음이라는 효과가 사람들의 희망으로 이어져 병을 고치고 사랑을 얻고 또한 득남하는 신효를 얻는 것이었다. 토속신앙의 역사는 유구하다. 다른 신앙은 접어두고 장승 신앙만 해도 수천 년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기록상 장승이란 말이 처음 나온 것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비석에서라는 정설만 보아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제는 천체의 신비가 서서히 벗겨져가고 DNA라는 유전 관계에 있는 하나의 물질로 동물의 원형 복제가 가능한 지금, 토속신앙을 믿으려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우리는 토속신앙이 지난날 우리의 민족에게 끼친 영향만은 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토속신앙'이라는 절대적 믿음이 우리 삶의 평화와 신뢰를 지켜온 데다 또한 이는 우리민족의 정신적 순화력의 밑바탕으로 작용, 그 맥은 영원히 이어져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당을 찾아가 점을 보고, 아이를 낳으면 금줄을 쳐놓으며, 마을의 당사나무를 신성시하여 매년 제사를 지내는 것, 촌마을의 입구에 세워놓은 장승과 솟대…. 민속 신앙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민속신앙은 한국 전통문화의 중요한 일부분이자 현재까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다. 민속신앙을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 이야기했을 때, 우리는 ‘무당에게 점을 보는 행위’를 이성적 판단으로 재단하기 이 전에, 그 행위가 사회적으로 담고 있는 의미와 그 행위를 통해 개인이 소망하는 욕구를 파악하려는 시각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민속 신앙이란, 한 공동체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사회적 교류를 이루어나가면서 공통적으로 갖게 되는 믿음과 철학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울타리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우주관과 세계관이 민속 신앙 속에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민속 신앙은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그 역사를 함께 한다. 민속 신앙은 체계적인 형태를 띠지는 않지만 일반 민중의 생활 속에 전승되고 있는 주술적인 신앙 형태이다. 민속 신앙이라는 단어가 학문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여전히 막연한 의미를 지닌 채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그것은 민속 신앙 자체가 갖는 고유한 특성 때문으로부터 유래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민속신앙은 특정한 창시자가 없고, 계시적이 아니며, 신앙의 체계화가 이룩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앙’이란, 창시자가 있으며 교리를 갖고 있는 종교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이에 비해 민속 신앙은 조직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으며, 어느 때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아득한 옛적부터 우리 민족이 믿어 왔던 계승적인 것이다. 이 신앙에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도 있으나, 외국에서 건너온 종교의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우리의 풍토에 맞게 발전된 것도 있다.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적 신앙과 외래의 신앙이 충돌하면서 재래의 민속 신앙이 파괴되어 해체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또한 민속 신앙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지역적인 범위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 지역별로 독특한 특색을 갖고 있다. 한국의 민속신앙은 개인 신앙을 강조하는 외래 신앙보다 훨씬 더 공동체적이면서 그것을 계승해온 주체가 지배 계급이 아닌 하층계급이라는 점에서 서민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는 민속 신앙이 이성적인 판단이나 제도적인 규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경험의 반복에 따른 판단에 그 신앙 구조의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우리는 민속신앙을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과 삶의 욕구를 투영하고 있는 하나의 문화로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며, 여전히 우리 삶 속에 생명력을 갖고 있는 그 영향력의 파장을 감지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한규진, 2017, 韓國傳統의 四柱 分析에 대한 硏究,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