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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제자원리와 사주명리학의 관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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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제자원리와 사주명리학의 관계

베지멀 2021. 3. 7. 09:00

훈민정음 창제의 철학 배경이 된 것은 주역과 성리이고, 그 학문 배경에는 중국 음운학에 대한 지식, 송대 신유학의 영향이 있었다. 송대 신유학은 인간의 본성, 우주의 근본 원리 등 철학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교의 형이상학 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가와 불교 사상을 수용하고 유교 경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하였다. 우주의 모든 현상과 그 변화의 이치를 상(象)과 수(數)의 역리(易理)로서 이해하고자 한 소옹이 황극경세서에서 성음의 이치를 알아야만 만물의 이치를 알 수 있다며 「경세정성정음창화도」를 작성하였고, 이것이 훈민정음 창제자들을 비롯해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도 바로 이런 철학적ㆍ학문적 배경 때문이었다. 한글은 사람의 소리에도 모두 음양오행의 이치가 담겨 있으므로 그 소리의 음양오행 이치에 따라 각 글자에 해당하는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발음기관과 발음 작용의 모습을 정확하게 관찰하였고 그것을 가시적인 문자로 형상화하였다. 그러나 '모습[形]을 본뜨다 [象]'는 의미를 구체적인 실물로 한정해서는 안 되며, 역의 괘상처럼 추상적ㆍ형이상학적 의미까지도 형상화했다는 뜻으로 확장 해석을 해야만 한글에 함축된 역학적 의미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출처:픽사베이>

한글은 문자이면서도 그 배경에는 우주 본체론의 동양적 이치인 역학사상을 함축하고 있다. 그 이치란 다른 게 아니라 하늘이 음양의 이기와 오행을 부여해서 만물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만물의 다양한 모습은 오행의 다름에서 비롯되고, 오행의 다름은 음양의 본질에 바탕을 두고, 음양의 본질은 하나의 이치인 태극에 근본을 둔다. 만물 속에는 각각 하나의 태극이 있으며 각각 일정한 상수가 있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존재와 그 운행에 내재되어 있는 원리는 태극ㆍ음양ㆍ오행ㆍ삼재로 귀결된다는 역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성음을 이해했던 우리 선인들의 사유 결정체가 오늘날 '한글'이란 소리와 문자로서 화현(化現)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비록 한글이 태극[道ㆍ理]이라는 하나[一]의 이치에서 출발해서 만들어졌지만 그 구체인 적용에 있어서는 다름[殊]을 연출하고 있는데 (체용 관계), 그 대표적 예가 바로 순음과 후음의 오성ㆍ오행 분류에 관한 사항이다. 이렇게 순음과 후음의 분류에서 차이가 생기는 근본 이유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겠다.

한글의 제자ㆍ자음ㆍ모음ㆍ합자 등에는 동양의 역학적 원리와 사상들이 대거 함축되어 있기에 한글은 음운적 자질을 시각으로 표하여 만든 문자 체계이면서도 그 배경에는 역학의 원리와 사상이 함축되어 있는, 철학적 사유 요소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유일한 문자로 평가된다. 인간이 한 사회에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방법적 수단이 언어라는 점을 생각해볼때, 우리가 우리말과 글을 가졌다는 사실은 우리가 철학 공동체의 기반을 형성했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훈민정음은 사람의 소리를 표출하는 글자이고, 사람의 소리는 결국 음양오행으로 이루어지는 천지의 도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즉 한글 자체가 역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이는 한글의 자음뿐만 아니라 모음에도 해당되는 것이고, 다시 말하자면 한글로 표현하는 모든 글자와 소리의 초성ㆍ중성ㆍ종성이 마찬가지로 역리 근거해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훈민정음 제자원리는 '자연의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자연의 원리는 음양오행이 핵심이다. 따라서 제자원리 설명에서 가장 먼저 '천지의 도는 오로지 음양오행일 뿐이라'라는 말로 시작을 해야 한다. 음양오행은 물질을 구성하는 원리와 물질의 변화원리가 다르게 적용된다. 곧 초성은 변화를 보여주므로 초성을 만들 때는 변화원리를 적용하고 중성은 소리의 모양을 보여주므로 중성을 만들 때는 창조원리를 적용한다. 그래서 초성은 오행의 변화원리에 따라 牙ㆍ舌ㆍ脣ㆍ齒ㆍ喉 오음을 만들고 각 음은 다시 저마다 오행의 변화를 또 이루므로 획을 더하거나 병서하여 음을 만든다. 체가 다른 것으로 ㄹ, ㅿ이 있는데 이는 양과 음의 작용을 상징한다. 이러한 소리를 표현할 때 최후에 입 속에서 음이 만들어져 나오므로 그 소리를 형성하는 발성기관의 작용을 본떠 모양을 정한다. 반면에 중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형성 원리이므로 보이지 않는 것과 통하는 근본 원리에서 찾는다. 그것이 이 세상에서 하늘과 땅과 사람이라는 삼재인바 이것이 물질을 이루는 원리대로 소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원리를 그대로 글자를 만들어내는데 이때의 제자원리를 하도ㆍ낙서의 원리다. 하도는 음과 양의 기운을 펼치는 과정을, 낙서는 그 속에서 중심을 이루어가게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여기에는 삼재의 법칙이 천지인을 중심으로 초출자라는 글자를 만들며 사람을 중심으로 재출자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글자를 다시 삼재의 법칙에 따라 초성, 중성, 종성 합하여 음절을 만들면서 글자가 완성된다. 여기에 계절과 같은 의미를 담은 성조를 붙이므로 글자로서의 생명을 갖게 된다.

참고문헌 : 한규진, 2017, 韓國傳統의 四柱 分析에 대한 硏究,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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